작품 소개

류지선 <움직이는 집-향하다>

종이에 아크릴채색, 71x89cm (30호), 2015

렌탈요금: 99,000 원/월

구매가격: 4,000,000 원

Curator's Note

류지선 작가가 제시하는 장면은 암시적이고 서사적이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 관객은 작품 속에 몰입하여 어떠한 이야기를 전달받고 작가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작품에는 집을 등에 실은 말이 있다. 류지선 작가는 집과 말이라는 낯설지 않은 소재를 낯설게 표현함으로써 일상에서 억압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현대적 의미의 집은 삶의 공간이기에 앞서 투자의 수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집의 의미는 퇴색되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서의 말과 거주 공간으로서의 집이라는 이질적인 소재의 조합을 통해 퇴색된 집의 의미와 현대 유목민의 삶을 상징하고 있는듯 하다.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 되어있는 집의 형태와 시공간을 초월한 배경의 결합은 이러한 상징성을 뒷받침하고 서사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는 현대 사회의 모습에서 그의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추천 이유

집을 등에 실은 말이 어디선가 본 듯한 배경을 뒤로하고 정처 없이 떠돌고 있습니다. 마치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유랑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색감과 환상적인 이미지가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고 말과 집이라는 친숙한 소재는 작품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말과 집이라는 낯선 조합은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지만 어느 곳에도 머물지 못하는 현대인의 슬픈 모습을 볼 수 있고 동시에 그곳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설렘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으로서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공간에 어울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