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이강희 <고요한 날>

장지에 채색, 55x55x15cm (변형 30호), 2012

렌탈요금: 99,000 원/월

구매가격: 2,000,000 원

Curator's Note

수영장 복장의 사람이 검은 배경 사이를 헤엄치며 얼굴을 내민다. 싱그러운 식물 사이를 유영하는 이는 진지하게 헤엄에 골몰할 따름이다. 이강희 작가는 바로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반복되는 일상의 탈출구로 찾은 곳에서 우리는 또 한데 모여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풍경을 만든다. ‘수영장’은 그 대표적 공간이다. 유니폼처럼 같은 복장을 하고 정해진 경계 속에서 차례를 맞춰 비슷한 몸놀림을 하며 좁다란 공간을 오간다. 이강희 작가는 이러한 모습에서 사회 속의 몰개성적인 측면과 익명성의 측면을 읽어 냈다. 작품 속에는 현대인의 방황과 고독이 짙게 담겨 있다. 그러나 강렬한 색채 대비와 위트 있는 인물 표정 덕분에 작가의 고발은 무겁지 않게 가슴을 울린다.

추천 이유

싱싱한 푸른 식물들 사이로, 수영장 복장의 인물이 거친 호흡을 내뱉습니다. 아니,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것도 같고, 나른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같습니다. 검은 배경과 싱그러운 풀잎의 색채 대비가 가져오는 긴장감, 홀로 물결을 가르는 이의 쓸쓸함, 다양하게 읽혀지는 인물의 위트 있는 표정이 뒤섞여 보는 이의 시선을 붙듭니다. 특히 이 작품은 캔버스 옆면의 두께가 15cm인 box형태로 제작된 반(半) 입체 작품으로, 이강희 작가 주장한 것처럼 ‘닫힌 공간’이 블록처럼 떼어진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공간을 세련되면서도 특색 있게, 위트와 상상을 놓치지 않고 꾸미려 할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